책 속으로 들어가보도록 하자. 한겨울 눈 덮인 지리산을 러닝화에 아이젠만 묶은 남학생 2명이 내 달리고 있다. 이미 흠뻑 젖은 신발 안쪽에는 비닐 몇 장만으로 양말을 감싸 추위를 막고 있었다. 내복 한 장에 코르덴 바지만 입고는 멈추면 추울까 봐, 바람을 막아줄 산장이 나타날 때까지 쉬지도 못하고 달리고 또 달린다. 산장지기들이 "학생들 그렇게 입고 산에 다니면 얼어 죽을 수도 있어. 어서 하산하게."라며 산행을 말리는데도, "친구야! 우리 앞으로 이렇게 시련이 다가와도 멈추지 말고 내달리며 살아가자."라며 도망쳐 나와서는 또다시 앞으로 앞으로 달렸다. 그렇게 대학 입학을 앞둔 고3 마지막 겨울 방학에 무모한 도전을 한 두 남학생은 2박 3일 동안 지리산을 종주하며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이룰 수 있..